데스마치에서 시작되는 이세계 광상곡 15장 - 30화 천벌4, 근거

데스마치에서 시작되는 이세계 광상곡(デスマーチからはじまる異世界狂想曲)

15-30. 천벌(天罰)[4], 근거

 사토입니다. 「자신에 대한 일을 가장 모르고 있는 것은 자신이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으면 「자신에 대한 일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자신이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장 많은 것은, 양쪽 모두를 경우에 따라 구분하여 사용하는 사람이 아닐까요?


◇


"왜 그러지? 설마 정체를 간파당하게 될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나보군"

 나를 가리키고 있는 참모 토우야가, 한방 먹였다 라는 듯한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이쪽을 본다.

"난 신이 아냐――라고 말해도 믿어 주지 않겠지?"
"당연하다!"

 참모 토우야는 자신만만하다.

"내가 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근거를 물어봐도 괜찮을까?"

 그렇게 물어보자, 참모 토우야가 히죽 웃으며 입을 열기 시작한다.

"네 녀석은 베일에 싸여있다"

 참모 토우야가 무대 배우처럼, 과장된 모양새로 말을 꺼낸다.

 다만, 나르시스트를 내포한 묘한 포즈는 좀 그만 뒀으면 좋겠다.
 왠지, 이 남자는 *개머리와 취향이 잘 맞을 것 같은 느낌이다.
(*설명충:여기서 개머리는 아마도 이전에 싸운 마왕중 가장 강력했던 마왕, 개머리 마왕을 말하는 듯.)

"네 녀석이 석판에 최초로 기록되었던 것은 세류시에서 검은 상급마족과 싸웠을 때의 일이다"

 확실히, 씌여져 있었지.
 물론, 석판에는「은 가면의 용사」라고 씌여져 있었지만 말야.

"1자리 수 레벨인 자가 상급마족에 이길 수 있을 리 없다"

 응, 그 땐 교류란의 공개 정보를 변경한다는 걸 잊고 있었으니까 말야.

"네 녀석은 분명 무언가의 은폐계의 비보(아티팩트)를 소지하고 있을테지. 우리들은 그렇게 생각해서, 그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

 그렇게 말한 뒤, 나의 반응을 확인하는 듯, 참모 토우야가 나의 눈동자를 응시한다.

"그렇지만, 실력자들 조차도, 네 녀석이 세류시에 나타나기 이전의 흔적은 찾아낼 수 없었지. 그래, 마치 *『유성우(星降り)』와 함께 내려왔다거나 솟아나왔다 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星降り는 별내림 정도의 뜻입니다만, 정발본을 따라 여기서는 유성우로 번역.)

 아니, 아마도, 그 날 전이되어 왔다고 생각하니까, 느닷없이 솟아나온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우리들은 신중을 기해, 네 녀석에게 결코 접촉하지 않고서 행방을 쫓았다. 그리고, 보고가 올라 올 때마다, 우리들은 보고서를 올린 자의 정신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을 정도였다"

 이마에 손가락을 댄 참모 토우야가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뭔가 화가 치밀어 오르는 행동이다.

"고참의 상급마족을 차례차례로 이겨나갈 뿐만 아니라, 역대급 강함을 자랑하는 황금의 돼지왕이나 대괴어 토브제케라조차도 가볍게 쓰러뜨렸지"

 토브제케라를 쓰러뜨린 것은 용사 나나시의 모습이었고, 과거의 기록에는 나와 나나시가 동일 인물이라고 하는 정보는 씌여있지 않았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재앙의 신으로 불린 최강의 『개머리의 고왕(古王)』[님]이나 마신[님]의 부산물마저도 쓰러뜨려 보였다" 

 ――응? 뭐지?

 지금,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그 위화감이 무엇인지는 말을 하기 전에 사라져 버렸지만, 대신에 또 다른 의문이 떠올랐다.

"일찍이 용신이나 마신 이외에는, 개머리에게 이긴 자는 없었지 않았던가?"

 내가 그렇게 지적하니, 참모 토우야의 표정이 좀 흐려졌다.
 그 또한 그 점은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던 모양이다.

"흥, 아마『개머리의 고왕』님은 부활한 직후라 약체화되어 계셨을테지"

 석판에는 개머리를 혼쭐 냈다는 것을 유쾌하게 기재하고 있었지만, 정작 내가 어떻게 개머리를 쓰러뜨렸는가는 묘사되지 않았고, 신기하게도, 개머리와의 전투에 개입한 수수께끼 유녀(幼女)에 대해서는 전혀 씌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약체화 되어 있었다고는 하나, 개머리님을 쓰러뜨릴 수 있을 정도의 강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공적을 모두 숨기고, 그저 평범한 사람으로서 여행을 계속하지. 공표한다면, 어떠한 명예영화든지 마음 껏 누릴 수 있을 것을, 네 녀석은 관광이나 다니며 자선사업을 반복할 뿐"

 주 목적은 이세계 관광이니까 말야.

"네 녀석의 알 수 없는 행동에 우리들은 머리를 싸맸다. 그러나, 그것도 어떤 사상을 확인하고 나자, 모든 답을 알 수 있었다"

 왠지, 참모 토우야의 추리를 듣고 있자면, 굉장한 친근감이 느껴진다.
 뭐랄까, 그 추리의 방식은 데자뷰가 떠오르는데.

 "그래서? 그 사상이라는 건 뭐야?"

 확실히 빗나갔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웃어 넘겨버리는 것도 슬플테니 제대로 들어두도록 한다.
 결코, 동정하고 있기 때문인 건 아니니까. 정말로 아니라니까.

"네 녀석은 무영창으로 있을 수 없는 거리를, 있을 수 없는 빈도로 전이를 실시하지. 그래, 그 점은 그럴 수도 있을 수도 있다. 그러한 유니크 스킬을 숨기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은 아니야"

 유닛 배치의 건이려나? 
 공간 마법으로도 상당히 멀리 전이할 수 있는데, 어느 쪽을 말하는 거지?

 "그러나, 네 녀석은 대가를 지불했던 적이 없다. 마력도 생명도 영혼도 무엇 하나도!"

 마력의 소비량 같은 것은 모를테니까, 보급 없이 전이 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있다라고 말하고 있는 건가?

"그런 것은 신의 조각이 주어져, 권능의 일부분이 주어졌을 뿐인 자에게는 불가능하다. 그런 부조리를 자유자재로 실행할 수 있는 것은 이치에 벗어난 존재. 즉, 신 이외에는 없다"

 그렇구나, 유닛 배치는 그렇게까지 비상식적인 능력이었던 건가.

 그러고 보니 한계치를 확인해보려고 어디까지 전이할 수 있을까 하는 실험에서,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끝 없이 전이할 수 있었던데다, 중력 속에서도 손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던가.

"게다가 근거라면 그 이외에도 있다"
"무슨 근거?"

 모처럼이니, 전부 들어보도록 할까.

"――30년이다"
 
 어?
 또, 뭔가 흘려 듣고 있었나?

"아직도 시치미를 뗄 셈인가? 네 녀석이 용신에게 살해 당하고서부터, 아직 30년 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짜증을 드러내며 참모 토우야가 외친다.
 어금니가 슬슬 진심으로 위험한 레벨이니까, 침착해 줬으면 좋겠다.

 그는 자이크온 신이 죽고 나서 단, 30년 만으로 부활한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확실히 이상하네. 이유를 알고 있다면 가르쳐 줘"
"흥, 언제까지고 자신이 자이크온 신이라고는 인정하지 않는군"

 그치만, 아니니까.

"가짜 용사로서의 활약 뿐만이 아니라, 자선사업에는 숨겨진 진정한 의미가 있었던 것이다"

 참모 토우야가 「쿠쿵」하는 효과음을 배후에 짊어질 것 같은 포즈로, 나를 향해 가리킨다.

 무심코 「뭐라고옷-!」하고 맞장구를 치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지만, 그것은 자중했다.
 그렇게 방해하면, 그가 격앙하여 마왕이 되어 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용사의 칭호라면, 분명 가지고 있다고?"

 잠시 실수를 지적하여, 쿨 다운시키도록 하자.

 "그래, 진정한 의미가!"

 참모 토우야는 나의 지적을 완전히 무시하고, 자신의 말을 계속한다.
 어쩔 수 없지, 불필요한 지적은 하지말고 끝까지 들어보자.

"어떤?"
"부처한테 설법하는 격이지만, 들려주도록 하지"

 우선, 말을 재촉한다.

"우선, 죽은 신이 부활하는 기간은 신격에 의해 결정된다"

 족제비 황제는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으리라는 듯, 깊고도 조용하게 쏘아보고 있다.
 참모 토우야와 달리, 그는 내가 자이크온 신이라고 확신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렇지만, 그것을 짧게 하는 방법도 또한 존재한다"

 일전의 들은 신탁으로 미루어보면, 기도인가?

"그것을 짧게 하는 것에는, 사람들의 강하고 순수한 기원이나 경건한 신앙심이 가장 유효하다. 공포나 외경의 마음으로도 앞당겨진다만, 효율이 나쁘지"

 그렇게까지 자세한 것은 석판에 실려 있지 않았다.
 참모 토우야에게는 석판 이외에도 정보원이 있는 것 같다.

"여기까지 말한다면, 이제와서 시치미를 떼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일인지 알았을 것이다!"

 대머리가 된 참모 토우야의 머리 부분에 희미하게, 보라색의 머리카락이 성장하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그 대머리는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밀어버렸던 것이겠지.

"즉, 자이크온 신의 부활을 위해서, 사람들로부터 기원이나 신앙심을 사토와 나나시, 2개의 얼굴을 구사해 모으고 있었다――그렇게 말하고 싶은건가?"
"그렇다!"

 파삭, 하고 참모 토우야의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성장해 스트레이트의 롱 헤어가 되었다.

"네 녀석이야 말로, 자이크온 신의 현신. 분리된 영혼이다!"

 여기까지 당당하게 선언하니, 정말로 자신의 정체가 자이크온 신인 것은 아닐까하고 생각 될 정도다.

 물론, 추리가 빗나갔지만 말야.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자이크온 신의 본체조차 아닌, 분리된 영혼이, 개머리나 부산물에게 이겨버린 셈이 된다.

 더 이상은 유익한 정보도 없는 것 같으니, 헛소리에 어울려 주는 것은 이 정도로 하고, 작별 인사라도 할까?


◇


"게다가 네 녀석에겐 기억이 없나?"

 작별의 타이밍을 엿보고 있자, 참모 토우야가 조금 분위기를 바꾸어 말하기 시작했다.

 이쪽이 그의 추리를 믿고 있지 않다는 것을 감지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뭔가, 설득하는 어조가 되어 있다.

"기억이 맞아 떨어지지 않는 일은 없나? 기억이 끊긴 일은?"

 ――윽.

 이것은 부정할 수 없다.

 내가 마지막으로 잠들었던 시점에서 젊어진 모습을 하고 「용의 골짜기」에 서 있던 기억도 단절이라고 하면, 단절일까? 젊어진 이유도 불분명하고, 누구가 전이 시킨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누군가에게 사고가 조작 되고 있다고 느낀 적은 없는가?"

 ――으으음

 ……없지는 않다.

 있다고 단언 할 수도 없지만, 히카루가 실종했을 때의 일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째서, 그 때의 실종이 문제 없다고 생각했던 것인가, 그리고 재회하기 이전의 기간 동안 히카루의 일을 대부분 걱정하기는 커녕, 떠올린 적 조차 없었다는 것이 너무나도 이상하다.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던 일을, 어느 새인가 잊고 있었던 적은 없는가?"

 히카루와 재회 후에, 그 일에 의문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새인가 그것을 추궁하는 것을 잊고 있었다.

"짐작가는 일이 있는 것 같군"

 의기양양한 표정의 참모 토우야의 얼굴이 열받는다.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고 부정을 하면 할수록, 그 사고 자체가 외부로부터의 강제인 것은 아닌가 하는 혐의가 솟아 난다.
 그런 나의 마음의 흔들림을, 한층 더 참모가 추격 해 온다.

"인정해라! 자이크온 신의 분리된 영혼이여"

 ――그럴 리 없어.

 그렇지만, 방금전 처럼 이지적(理知的)으로 부정 할 수 없을 정도로, 나의 마음은 흔들리고 있었다.
 자신의 기억이나 사고가 조작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의 마음에 일찍이 없을 만큼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불러온다.

 혹시나.

 혹시 그렇다면.

 정말로――[그런] 것인가?

『그럴리가 없잖아?』

 귀에 익은 소리가 귓전으로 들렸다.

 그 울림은 분명하게 기가 막힌 듯한 소리였지만, 나의 고민을 한 순간에 날아가게 만드는 듯한 힘이 있는 말이었다.

『침착하도록 해. 나의 용사』

"너는――"

 가랑눈처럼 덧없는 감촉과 함께, 작은 손이 나의 목 언저리에 껴안아 온다.

 그것은 그림안에 있던[그 유녀(幼女)]였다.


◇


 ――그림의 유녀.

 오유고크 공작성의 그림안에 나타나, 개머리의 마왕에게 사고를 유도당할 뻔했을 때에 나타난 수수께끼의 존재.
 개머리의 마왕에게「파리온 신」이라고 불리며, 「마신의 부산물」과 같이
 「정체 불명(언노운)」라고 AR표시되는 자.

"너는, 누구지?"
『나? 나는 당신의 공주. 당신은 나의 용사. 우리들은 영겁의 세월을 함께 걷는 비익의 새――』

 루루처럼 듣는 기분이 좋은 시원한 목소리에, 의식을 빼앗겨 버릴 것 같다.
 나의 질문을 두루뭉실하게 답하는 것을 추궁하는 것조차 잊고서, 말의 여운에 잠기고 싶어져 버린다.

"누구와 이야기하고 있지?"
"――어?"

 참모 토우야가 의아한 듯 주위를 둘러본다.

 아무래도, 그녀의 존재는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개머리의 마왕은 보이고 있던 것 같으니까, 임의로 모습을 보이는 상대를 선택할 수 있는 것 같다.

"너는 나의 기억을 조작――"

 말하는 도중, 그녀는 나의 입을 어린 손가락으로 누른다.

『나는 당신이 바라는 일 밖에 하지 않아. 당신의 바람대로 내가 있어. 만약, 기억나지 않는다면, 지금의 당신에겐 필요 없는 일. 당신이 정말로 필요로 하게 되는 때엔 스스로[해방]될거야』

 보통이라면 믿을 수 없는 것 같은 말일텐데, 어째선지 나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진실로 느껴졌다.

『납득했어?』
"――그래"

 유녀의 말에 수긍하며 대답한다.
 미소짓는 유녀의 몸이 희미해 진다.

 그렇지, 그녀라면 알고 있을지도――.

"너는 자이크온 신의 부활이 앞당겨진 이유를 알고 있어?"

 나는 초조함에 휩싸이며, 그런 질문을 하고 있었다.

『이유? 인간들의 문명을 진보시키고 싶지 않은 아이들이 단결했던걸까? 천벌은 세계수를 타고 넘어 온 일곱 기둥의 모든 신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내릴 수 없으니까』

 ――어라? 또 위화감이.

『보도록 해 나의 용사』

 유녀가 가리키는 대지에, 노란색의 빛이 퍼져 간다.
 저것은 마왕과 사도가 싸우고 있던 부근이다.

『싸움을 좋아하는 바보가 나타났어』

 노란색의 빛이 거대한 인간 형태가 되어 간다.
 100미터는 넘는 높이이려나?

 나의 시야에 AR표시되는 인간 형태의 정보는 유녀와 똑같은――「정체 불명(언노운)」이였다.

 사도도 같은 표시이지만, 명백하게 다르다.
 이만큼이나 떨어져 있는데도, 심장이 조여 올정도로 위기감지가 경고를 일으키고 있다.

"저것은 설마――"
『그렇지. 거기의 바보들에게도 가르쳐 주는게 좋아』

 노란색의 인간 형태를 보고 있던 유녀가 이쪽을 되돌아 본다.

『자이크온이라면, 저기에 있다고』
"저게, 자이크온 신?"
"뭐, 뭐라고!"

참모 토우야가, 나의 혼잣말를 듣고서 따진다.

"너는 나에게 무엇을 시키고 싶은거야?"
『――아무것도』

 유녀가 상냥하게 미소짓는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인자한 어머니와도 같은 표정이다.

『좋을대로 해, 나의 용사. 당신은 언제라도 당신이 원하는 것을 하도록 해』

 그렇게 말하고, 유녀는 공중에 녹아 드는 듯이 사라져 버렸다.
 마지막에 남긴 말은, 마치 악마나 암흑 신의 권유 문구 같아 보였지만, 나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아마도 이지만, 그녀가 나를 「용의 골짜기」로 소환한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


"말해라! 누가 여기에 있었나! 아니, [무엇이] 여기에 있었던 거냐!"

 참모 토우야가 나의 어깨를 잡고, 억지로 뒤돌아 보게 한다.
 모처럼, 여운에 잠겨 있었는데 지독한 녀석이다.

"정체 불명의 유녀다"
"유녀? ――파리온 신인가!"

 그러니까, 정체 불명이라니까.

"토우야. 녀석이 자이크온 신의 분신인가 어떤가 따윈, 이미 사소한 일이다"

 황제가 시선만으로, 노란색의 사람 형태――자이크온 신을 가리킨다.

"신에게 주어진 내 조각이 쑤신다. 저것은 틀림없는 신――"

 기분 탓인가, 족제비 황제가 한층 커져 있는 기분이 든다.

"――우리들의 적이다"

 족제비 황제의 시야의 앞에서, 자이크온 신을 구성하는 노란색의 빛이 맥동한다.

<<<신벌(神罰)>>>

 공포를 수반하는 무거운 염(念)이 뇌에 직접 닿는다.
 제도(帝都. 제국의 수도.)의 밖에 있던 카가크 전차대가 염화(塩化. 소금으로 변함.)해서, 하얀 해일에 삼켜졌다.

"제도가 하얗게 물들고 있어?"
"저것은 신벌이다"

 제도가 구석에서부터 순서대로 소금으로 바뀌어간다.

 슬럼가의 몇 곳이나 보라색의 기둥이 증가했다.
 아무래도, 전생자의 몇명인가가 마왕으로 변한 모양이다.

 방금전 제도의 주민을 이계에 납치했을 때에, 제도에 있던 「브레인즈」나 전생자는 모두 옮겨 놓았을 텐데, 도대체 어디에 숨어 있던 것인지…….

"마왕은 소금으로 바뀌지 않나 보네"
"당연하다. 저것은 『*수명이 있는 자(모탈)』에게 밖에 효과가 없다. 마신의 권속이자, 『불사신의 존재(임모탈)』인 마왕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

 족제비 황제가 나를 본다.

"용사 나나시, 신의 힘은 나의 예상보다 강대한 듯 하다. 지하에 잠입하는 것 만으로는 신벌을 막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나의 백성을 연민해 준다면, 옮겨주도록 해다오"
"제성(帝城)의 사람들은 그대로지만, 민중은 이미 구했어"
"그런가…… 감사하지, 용사 나나시"

 내가 그렇게 말하자, 황제의 얼굴에 안도가 떠오른다.

"너희들은 어떻게 할래?"

 그것을 보고 말았던 탓인지, 나는 황제와 참모 토우야에게 그런 것을 물어보고야 말았다.

"민중이 무사하다면 괜찮다. 하지만, 지하의 석실은 지키고 싶다. 신의 손에게서 지켜 다오"
"알았어. 엄중하게 결계로 봉쇄해 두지"

 순교자 같은 맑은 눈동자로 말을 들었기 때문이 아니다.
 내게도 유용한 시설이니까 지키는 거다.

"우리들은 신을 쓰러뜨린다"

 보라색의 인광(燐光)에 휩싸인 황제가, 가볍게 옥좌에서 일어선다.

"이 시대의 대마왕으로서, 신에게 도전하여 이겨주지"

 황제가 양손을 지면에 찌르고, 보라색의 짐승으로 바뀌어 간다.

"만약, 신을 멸하고서도, 내가 이성을 잃은 짐승일 경우엔, 귀공의 초현실적인 힘으로 쓰러뜨려다오"

 황제의 결의는 견고한 것 같다.

"알았어"
"감사하지. 용사 나나시"

 짐승이 된 황제가 거대화하여, 알현실의 높은 천장조차 뚫어버린다.

"우리들은 신을 쓰러뜨린다"
"그런가"

 힘내라, 라고도, 그만 둬, 라고도 말하지 못한 채, 나는 황제를 전송(伝送)한다.

"너는 가지 않는 거야?"
"나의 차례는 마지막이다. 제성(帝城)이라고 하는 최후의 커다란 불꽃을 쏘아올리는 것이, 이 나의 역할이외다"

 나의 질문에, 도중에부터 시대가 지난 표현으로, 참모 토우야가 대답한다.
 아마, 신에게 반기를 들어 구별을 하고 싶은 것이겠지.

"폭발은 로망이다. 거기에 신을 말려들게 할 수 있다니, 이 이상 없는 로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그러고 보니 이런 녀석이었던가.
(*설명충:참모 토우야=토라자유야 -> 불사의 리치에게 미아가 납치되었을 때, 사토가 '토라자유야의 미궁'으로 쳐들어갑니다. 거기서 발견한 쪽지에 '폭발은 로망이다' 라는 문구가 있었지요. 아마도 토라자유야가 쓴 메모로 추정됨.)

"그렇지"
"그래, 그렇고 말고"

 저 쪽에서 마왕들과 싸우는 노란색의 인간 형태를 보면서, 참모 토우야가 물어 죽일 듯이 비웃는다.
 그 어두운 옆 모습에, 광기를 느끼고 등골이 오싹해졌다.

 끝까지 지켜볼 필요는 없겠지.

 모든 것이 끝날 즘에, 다시 찾아오면 된다.

 성에 남아 있던 관료나 궁녀들도, 탈출용의 수직이착륙기(VSTOL)로 제도를 떠난 것 같다.

 궁전기사단(템플·나이츠)나 군인들은 아직도 사도와 계속 싸우고 있다.

"――*그럼 이만"
(*さらばだ(사라바다 = 작별이다))

나 답지 않게 이별의 말을 중얼거리며, 나는 석실을 봉인하기 위해 향한다.

 모든 책무를 끝낸 나는, 하얗게 죽어 가는 제도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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