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마치에서 시작되는 이세계 광상곡 15장 - 42화 흑막

15-42. 흑막

이번 화는 사토의 시점이 아닙니다.

※2017/1/29 오자 수정했습니다.
※2017/1/29 글을 더 첨가하였습니다.

"돌아왔나, 파리온"

 빛과 함께 전이 해 온 존재를, 소년과도 같은 음성이 맞이해 주었다.
 밝은 빛을 내뿜는 유녀가, 어둡고 칙칙한 객실의 안쪽에 있는 검은 옷의 소년을 비춘다.

 이윽고 빛은 사라지고, 칙칙한 객실은 한층 더 칙칙한 어둠에 휩싸였다.

"토우야님, 그런 식으로 부르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요"

 파리온이라는 신의 이름으로 불린 유녀의 말은, 자신보다 더 높은 자에게 향하는 경의를 담은 듯한 늬앙스를 풍긴다.

"그럼, 너도 원래대로 돌아오도록 해"
"네"

 검은 옷의 소년――족제비 제국에서 참모 토우야로 불리고 있던 그가 명령을 내리자, 유녀가 희미한 빛과 함께 성숙한 여성으로 변한다.
 신비로운 어린 미모도, 수수하고 특징이 없는 얼굴로 변화했다.

 그녀가 변신을 끝내자, 그녀가 목에 걸친 거울처럼 생긴 펜던트·톱에 빛이 모이더니 이윽고 사라졌다.

"토우야님, 『도신의 거울』을 돌려 드리겠습니다"
"아직, 너에게는 부탁할 일이 있어. 그대로 가지고 있도록 해"
"네, 토우야님"

 그녀가 가진 펜던트는 「도신의 거울」이라고 불리는 변신의 비보(셰이프 체인지·아티팩트)인 것 같다.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는 것을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악당 두목의 등장을 떠오르게 만드는 기분 나쁘면서도 위압감이 있는 음악이, 칙칙한 객실에 울려 퍼진다.

"수령이 행차하신 모양이군"

 두 사람은 객실의 안쪽에 있는 인간의 뼈로 짜여진 듯한 옥좌 앞에 무릎 꿇는다.

 뼈옥좌의 등받이에 있는 파란색과 빨간색의 2개의 보석이 명멸(明滅)을 시작하더니, 그 곳에서 신음소리와도 같은 소리가 난다.

"――이레귤러는 어찌 됐는감?"

 이윽고, 신음소리는 인간의 목소리로 바뀌더니, 이상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아저씨의 목소리로 변하였다.

 참모 토우야가 고개를 들고, 뼈옥좌의 보석을 향하여 이야기한다.

*이간지책은 실패한 것이라고 봐도 되겠지"
(*이간지책(離間の計):살짝 의역했습니다만, 내부를 분열시키는 계략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실패라고 하는 말에, 수수한 외모의 여성이 분한 듯이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래도, 그녀는 「이간지책」이라는 것에 관여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천벌에 휘말린 건?"
"시가 왕국의 밀정의 이야기에 의하면 별 일 없었다는 모양이군"
"일곱 신의 천벌도 피해내다니. 대단한 자슥이구마"

 수령이라는 자의 말에선, 진심으로 기가 막혔다는 듯한 감정이 묻어나온다.
 거기에는 자그마한 공포조차 섞여나오는 듯 했다.

"그래서 대신지뢰(対神地雷)는 우찌 됐는데?"
"그럭저럭 효과는 있었던 것 같지만, 결정타가 부족했지"

 족제비대마왕이 자이크온신에게 비장의 카드로 사용한, 용아핵지뢰에 대한 일을 두 사람이 이야기한다.

"역시, 직접 맞붙는 건 무리구마, 재료가 되어 줄 하급용이 한 1만 마리 정도 더 있었으면 해볼만 했겠지만 말이제"
"탁상 공론이지. 거기다 신이 같은 수에 몇번이고 당할 녀석일리도 없을테고"
"그것도 그렇제. 역시 신을 타도하는 건 우리 주인님이 나와주시는 것 밖에는 방도가 없구마"

 그들에게 있어, 일곱 기둥의 신들은 쓰러뜨려야만 하는 상대인 것 같다.
 수령이 말한 「주인님」이라는 것은, 일곱 기둥 이외의 신――혹은 신에 대항하는 존재라고 추측할 수 있다.

"각하에게 보고가 있습니다"

 수령의 말을 들은, 수수한 외모의 여성이 엎드린 채로 입을 열었다.

"뭐꼬? 말해보긋나?"
"족제비 제도에게 잠입시켜 있던 자의 보고에 의하면, 이레귤러의 진영에 있는 꼬마 아이가 신을 빈사상태로 만들어버렸다는 듯 합니다"

 그 보고를 끝으로, 잠입자에게서의 보고가 끊어졌다는 것을 마음 속에서 덧붙인다.

"고거 참 대단한디. 진정한 마왕으로 각성이라도 해부렸는고?"
"아니오, 인간의 상태였던 채였다고 합니다"

 수령의 목소리에는, 믿을 수 없는 것을 들었다는 듯이 불신과 놀라움이 있었다.

"참말이냐……어떻게 해서든 우리쪽 진영으로 끌어들일 수는 없긋나?"
"그만둬라, 그건 명백한 함정――사망 플래그니까"
"그것도 그렇제. 이레귤러에게는 관여하지 않는 게 제일이니께"

 흥분한 모습의 수령에게, 안면을 창백하게 물들인 참모 토우야가 당황하며 제지한다.
 그의 긴장이 옮았는지, 수령의 목소리마저도 초조해진 듯 했다.

"신도 이레귤러의 진영에 있을텐디, 이제 신을 쓰러뜨릴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지진 않았나?"
"불가능하겠지. 그는 평범한 인간이다. 마왕주로 마왕으로 변할 수 있었던 것도 용사의 칭호를 가져서 평범한 인간의 경계를 넘고 있었기 때문이야"
"그렇제, 신은 평범하게 살아남을 수 있을 힘만 있으면 그걸로 된기라"

 수령이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님처럼 중얼거리며, 잠깐 무언으로 뼈옥좌의 보석을 명멸시킨다.

"그러고보니, 족제비 황제는 역시나?"
"――일곱 신의 천벌을 받은 것이다. 살아 있을 리가 없지"

 화제를 바꾼 수령의 물음에, 참모 토우야가 괴로운 듯이 고개를 저었다.
 잠시동안, 칙칙한 방에 정적이 찾아왔다.

 타국의 황제를 걱정하는 것과는 별개로, 분명히 같은 장소에 있었을 용사 메이코의 화제를 입에 담을 사람은 이 곳에는 없는 것 같다.

"토우야는 당분간 쉬어도 돼. 친구를 잃은 바로 직후 아니겠나"
"그럴 수는 없지. 이렇게나 오래 살다보면, 친구가 먼저 가는 일도 겪게되니까"
"그런 게 익숙해질리가 없잖냐"

 수령의 거리낌 없는 걱정을, 참모 토우야가 체념하는 표정으로 불필요하다고 단언했다.
 엎드린 자세를 유지하는 수수한 외모의 여성이 참모 토우야가 걱정된다는 듯이 안색을 살핀다.

"당분간 루간(ルーガン) 황제랑 정규군이 열심히 해줄테니, 이 곳――첩보국(諜報局)은 괜찮다니께"
"대륙 서방의 혼란 계속 지대의 건인가?"
"그라제"

 수령이 거리낌 없는 느낌으로 사가 제국의 황제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수령이 「첩보국」이라고 하는 부서명을 입에 올린 순간, 수수함 외모의 여성의 얼굴엔 명백한 의문이 떠올라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당연할 터인 부서명을 굳이 거론했다는 것에 위화감을 느낀 것이겠지.

"이레귤러가 개입해 오지 않을까?"
"그건 걱정없제. 이레귤러가 나오기 전에, 사가 제국의 '용사들' 을 파견해 봐야지. 타인의 세력권에 간섭해올 정도로 눈치없는 아그들은 아닐테니께"
 이야기의 흐름으로보아, 이레귤러로 불리는 존재는 사가 제국의 첩보국을 통괄하는 그들에 있어서도, 무시할 수 없는 위협인것 같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보다도, '용사들'――수령은 확실히 그렇게 말하였다.

 용사 하야토가 데지마 미궁에서 마왕을 쓰러뜨리고 송환된 것과 동일한 시기에, 용사 메이코 뿐만이 아니라, 그 밖에도 복수의 용사가 사가 제국에 소환되고 있었던 모양이다.

  만약, 그것을 지식인들이 들었다면, 용사 소환에 필요한 막대한 마력 등의 대가를 어떻게 준비했을 지 골머리를 썩혔을 것이다.

"이레귤러와 관련해서는 진검 승부를 하지 않도록 해"
"네, 이레귤러의 침투 기관인 E상회의 취급은 세심의 주위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륙 서방에서의 E상회의 영향력 저하책은, 원만한 수단의 뒷공작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니, 안심해 주시길"

 수령의 명령에, 수수한 외모의 여성이 그렇게 대답했다.

"그럼, 다른 계획은 어찌 되고 있는디?"
"궁금하시다면, 미궁 가도 계획(迷宮街道計画)의 진척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수령의 말에, 엎드리고 있던 수수한 외모의 여성이 일어서서 답한다.

"――각지의 *장기계의 값입니다만, 당초의 예상치보다 극단적으로 낮은 계측 결과가 되고 있습니다"
(*장기계(瘴気計):잘은 모르겠으나, 소설 속에서 나오는 가상의 기계 같은 것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장기의 수치를 파악할 수 있는 계산기나, 스카우터 같은 기계를 떠올려 주세요.)

 그녀는 뼈옥좌앞에 술리마법으로 스크린을 표시하며, 상세한 정보를 수령에게 전한다.
 그 표시에 의하면, 데지마, 세리비라, 세류의 3개소가 특히나 낮다.

"이레귤러 때문이구마"
"틀림없겠지"

 수령의 중얼거림에 참모 토우야가 수긍한다.

"데지마에 이르러서는 경로가 완전히 두절되어 있는 모양이군. 미궁 가도 계획은 중단 할 수 밖에 없을테지.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할 것이야"
"그렇제, 100년일지 200년일지는 모르지만, 이레귤러가 수명이 다해서 사라질 때까진 기다리는 게 현명하지 않겠나"
"으음, 어차피 66년 마다 마왕의 계절은 온다"
"*장수종으로 태어난 것도, 이럴 때는 편리하구마"
(*장수종(長命種):수명이 긴 종족.)

 그들이 말할 기회라는 것은 「마왕의 계절」과 관련해서 오는 것 같다.
 아마도, 장기가 진해지는 것이, 그들의 목적에 필요한 것이겠지.

"그 다음엔, 루간 황제가 세대교체를 하지 않겠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지 않도록 주의도 기울여야겠제"

 수령이 누군가에게 타이르는 듯이――아니, 누군가를 유도하듯이 그렇게 말했다.

"황제를 보살피는 건 네 몫이었을 텐데"
"토우야는 항상 까다롭구마"

 거리낌 없는 대화가 전개된 후에, 「자, 다음번에 보자고」라고 하는 말을 끝으로 보석이 빛을 잃고, 수령의 말이 중단되었다.




"토우야님――휴가는 휴양지의 부치의 숲에서 보내시나요?"
"아아, 그러지"
"그, 그럼, 저도 동행해도 될까요? 마, 마침, 저도 휴가가 쌓여있는 터라"
"아아, 그러지"

 긴장한 모습의 수수한 외모의 여성의 말을, 참모 토우야가 영혼없이 대답한다.

"그, 그래도 되겠습니까!"

 참모 토우야의 모습도 눈치채지 못한 채, 수수한 외모의 여성이 뛸듯이 기뻐한다.

"그, 그럼 기합을 넣은 옷을 사러 가야지! 귀여운 옷과 매력적인 속옷도――"

 참모 토우야에게 등을 돌리고, 수수한 외모의 여성이 양손을 잡고서 이러쿵저러쿵 망상을 흘려 보내기 시작할 즈음, 뼈옥좌의 보석이 당돌하게 빛났다.

"――사라졌군"

 뼈옥좌에서 나온 말에, 수수한 외모의 여성의 신체가 흠칫 날아 오른다.

"아아…… 간담이 얼어붙는 줄 알았군"

 토우야가 지면에 무릎을 꿇고, 숨도 끊어질듯이 양손을 지면에 찌른다.
 그의 소년과 같은 옆 얼굴에는 폭포와 같은 땀이 흐르고, 그 눈동자에는 마치 생지옥을 보고 온 귀환병처럼 병든 빛이 떠올라 있다.

"자이크온신의 앞에 섰을 때보다, 아득한 생명의 위기――아니, 영혼조차 소멸할 것 같은 예감이 들 정도로 무서웠다……"
"그 말대로제. 우리가 있는 장소는 모르고 있을텐디, 그것도 모를 정도로 쫄아버렸다 안카나"

 참모 토우야의 땀을 손수건으로 닦으면서, 수수한 외모의 여성이 대답을 요구하며 두리번두리번 뼈옥좌와 참모 토우야의 사이를 왕복한다.

"저, 저기?"
"……좀 전까지, 여기에 있었다니께"
"누가 있었――설마?!"

 수령과 참모 토우야의 회화를 뒤따라 갈 수 없었던 수수한 외모의 여성의 뇌리엔, 어떤 추측이 떠올랐다.

"그렇제, 이레귤러가 있었제"
"그럴 수가. 제 공간 감지에는 아무것도――"

 자신이 상시 전개하고 있는 수동 패시브계의 공간 마법에는 아무것도 감지 되어 있지 않았다고, 수수한 외모의 여성이 당황하며 말했다.

"내 감지 스킬로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 였으니, 마소미채만 쓴게 아니구마"
"이레귤러의 진영에는 하이 엘프들이나 왕조 야마토도 있다. 우리들도 모르는 방법을 가지고 있을 테지"

 수수한 외모의 여성을 무시하고서, 수령과 참모 토우야가 말을 주고 받는다.

"역시, 신을 쓰러뜨린 꼬맹이는 안되겄제"
"아아, 진영으로 끌여들이자는 이야기를 했을 때, 단 한 순간 뿐이었지만 기색이 요동치더군"
"역린은 건들지 않는 게 좋겠구마. 리스크가 너무 크니께"

 그들이 안면을 창백하게 하고서 초조해 하는 듯이 화제를 바꾼 것은 그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 차라리 백검으로 신계에서 날뛰는 편이 살아남을 확률이 높겠군"
"와하하하, 그렇구마. 주인님이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깽판치러 가보까"

 즐겁게 싸움을 하러 가는 것 같은 느낌으로, 신마의 최종전쟁을 말하기 시작하는 두 사람에게, 수수한 외모의 여성이 뺨에 경련이 일어난다.

"조금 전에는 이야기를 못했지만, 세류시의 미궁 가도문은 무사히 했등가?"
"아아, 미궁 가도――마계로 가는 게이트는 무사하다"

 *황제의 말에 참모 토우야가 대답한다.
(*원문에는 황제라고 나와있는데, 갑작스럽네요. 작가분이 실수하신 게 아닐런지--;)

"이레귤러가 『미궁의 주인의 방(던전·마스터 토너먼트·룸)』에 나타났다는 보고가 도착했을 때는 초조해 했지만, 『미궁의 주인(던전·마스터 토너먼트)』인 도우마 3세를 확인하기만 하고 떠나 주었지"
"좋구마, 그것 참 다행이라니께"

 참모 토우야가 말하는 도우마 3세란, 칠흑의 상급마족 다음에 「미궁의 주인(던전·마스터 토너먼트)」가 된 곱등이 마물의 이름이다.

"거긴 타로우한테서 받은 귀중한 『창미종(던전·시드)』로 만든 미궁이니까 말이제"
"아아, 그렇지…… 어찌 됐든, 게이트의 앞의 통로가 없다면, 봉인을 풀기 위해 달에도 갈 수 없을테니"

 참모 토우야는 그 눈동자에 약간의 슬픔을 띄웠지만, 곧바로 평상시의 목소리로 돌아왔다.

"엘프의 현자 토라자유야님조차도 무리인기가?"
"그 이름으로 부르지마. 어리석은 토라자유야는 마왕으로 변화했을 때 스스로 소멸을 선택했다"

 참모 토우야가 내뱉는 듯이 말한다.

"모처럼 전생했을 때, 전생의 이름을 버리고 기억을 봉했을텐데, 녀석은――이승의 나는 어디까지고 엘프였던 거지. 마왕으로서 사는 것보다도, 생을 단념할 정도로……"

 일찍이, 엘프의 현자 토라자유야가 남긴 서적에 이렇게 써 있었다.

 ――우리 엘프는 생에 대한 집착이 약하다. 절체절명이 닥쳤을 때, 다른 종족에 비해서 놀랄만치 발버둥을 치지 않는다.

 아무래도, 그것은 자기 자신도 포함하고 있었던 것 같다.

"토우야의 갈등은 이번에 술을 마시면서 차분히 들어보는 걸로 하고, 허공 기관(虚空機関) 같은 거로 갈 수 없겠나?
"불가능하다. 달까지 얼마나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고 있나. 차라리 쥬르베르누나 이 아이의 공간 마법 쪽이 가능성이 높지"

 참모 토우야가 그 밖에도, 차원 잠행선 쥬르베르누나 수수한 외모의 여성의 공간 마법으로는 달에 이를 수 없다고 말한다.

"이레귤러의 유니크 스킬이라면 갈 수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라면 안되제"
"아아, '그것 만큼은' 반드시 저지해야만 하지"

 수수한 외모의 여성이 그 이유를 알고 싶다는 듯이 참모 토우야에게 시선을 향했지만, 그들이 그 이유를 말하는 일은 없었다.




"누가! 누가 좀 와 줘어어어! 폐하가! 황제 폐하가아아아아!"

 이튿날 아침, 사가 제국의 궁전 가장 깊숙한 곳에서 시녀의 비명이, 아침의 정적을 사라지게 했다.
 이상 사태를 헤아린 호위의 위사나 상급 사용인들이 황제의 침실로 몰려닥친다.

 거대한 침대 위에는 연로한 황제와 이제 막 성인이 된 젊은 미희들이 나체가 비추고 있었다.

"폐, 폐하"

 하지만, 방에 몰려닥친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아 간 것은, 젊고 아름다운 미희들의 자태가 아닌, 침대 위에 서 있는 한 개의 푸른 대태도였다.

 공간 마법이나 술리마법에 의해, 대태도가 공중에 고정되어 침대에서 누워있는 황제의 미간 위, 1피트정도의 곳에 떠올라 있다.

 황제는 눈을 끔뻑이지 조차 못하고 대태도의 칼끝을 응시하며, 경련한 듯이 신체를 진동시킨다.
 돌아누으면 칼끝으로부터 시선이 빗나가는 것에도 불구하고, 황제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폐하를 도와라!"
"""넷!"""
"기다리세요!"

 상급 사용인의 말에 위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지만, 그것을 제지하는 사람이 있었다.

"위리안(ウィーリアン)황비님? 왜, 멈추십니까!"
"폐하는 마비 당해 있습니다. 게다가 그 대태도는 마비의 마법과 관련되어 있으니, 부주의하게 풀어버리면 틀림없이 폐하의 생명을 빼앗아 갈테지요"

 위리안 황비는, 용사 하야토의 수행원으로서 따라다닌 메리에스트 황녀의 친어머니이다.
 그리고 그녀도 또한, 딸과 마찬가지로 뛰어난 마법사였다.

 그녀에게 불린 궁정 마술사들이, 황제의 생명을 노리는 대칼의 술식을 해제하는데 필요로 한 시간은 만 이틀을 넘어, 그 사이, 황제는 깜박임도 하지 못하고 공포에 떨게 되었다.

 그 대태도는 황제를 구조해낸 이후에도, 그 자리에 계속 머물어, 어떠한 마법을 통해서도 제거할 수 없었다.
 가공할만한 것은, 사가 제국의 용사들이 휘두르는 성검으로도 깨부술 수 없었다.

 그리고, 함구령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는 많은 사람의 사이에 유포되었다.

"들었어?"
"아아, 다모크레스의 대태도의 이야기지?"

 대태도의 제작자명이 다모크레스였기에, 아다만타이트 합금제의 대태도는 「다모크레스의 대태도」라고 불리었다.

 그러나, 여기서 딱 한 가지 비밀이 있었다.

 그것은 대태도에 쓰여져 있던 문자이다.

 그 곳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한 번만 살려주지. 그 다음은 없다」.

 이 말은 건강 불량을 이유로 퇴위 하는 일이 된 사가 황제 루간 2세에게서가 아닌, 위리안 황비부터 사가 제국의 차기 황제와 재상에게만 전해졌다고 한다.

 누가 쓴 것일까하고 말하는 확실도의 높은 추측과 함께…….


※다음 화 업데이트 「15-43. 신천지(新天地)」는 2/5(일)에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활동 보고에 타마 시점이 되자 특전 SS를 한 개 올려 두었으니, 괜찮으시다면 봐 주셨으면 합니다.

※2017/1/29 "아아…… 간담이 얼어붙는 줄 알았군" 이후를 조금 추가로 써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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